자녀가 숨쉬기 버거워하는 것을 자책할 수밖에 없는 어머니, 가족에 대한 책임감 하나로 하루하루 버텨가는 아버지, 교실에 그저 앉아 있는 일이 왜 이렇게 힘든지 알지 못하는 아이가 있습니다. 결코 일어나지 말아야 했던 사회적 재난 한 복판엔 신체적인 피해 뿐 아니라, 누구와도 쉽게 공유할 수 없는 마음의 고통이 겹겹이 숨겨져 있습니다.
현재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는 6,000여명에 이르고 있습니다. 이 중 희생자만도 1,500명에 이릅니다. 피해자분들은 신체적인 질병뿐만 아니라 심리적이고 정서적인 고통, 관계의 상실을 호소하고 있습니다. 본 센터는 <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를 위한 특별법> > 제 40조3항에 따라 가습기살균제로 피해를 입은 분들과 가족들이 가진 마음의 고통에 조금이나마 다가가고자 정신건강 모니터링 기관으로 만들어졌습니다.
저는 환경부 산하기관들이 발주한 심리지원 사업의 책임연구자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총 4차례에 걸쳐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를 돕기 위한 심리상담(마음건강) 사업을 운영해 왔습니다. 이제 2020년 3월 새롭게 출범한 본 센터에서는 피해자분들과 가족들에게 좀 더 지속적이고 체계적 서비스를 지원하고자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자 합니다. 이에 따라 센터는 과학적 기반을 가진 다양한 심리검사, 상담 전문가를 통한 심리상담 서비스,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다양한 마음건강 프로그램을 구축하고 있습니다.
앞으로도 마음건강 서비스가 필요한 여러분들의 눈높이와 가슴높이를 헤아려 함께 그 길에 서고자 합니다. 깊은 고통과 두려움, 그리고 아무도 없이 홀로 서 있는 듯한 외로움 가운데서도 여러분이 원하시는 곳에 늘 함께 하는 센터가 되겠습니다.
고맙습니다.
2020. 4. 10
연세대학교 가습기살균제보건센터
센터장 권 수 영 배상